2023_05 박해 받는 교회를 위한 화요기도회_2023년 2월 14
제가 오픈도어를 깊이 신뢰하고 사랑하는 것은 이 단체가 국제선교회이거나 역사가 오래 되었거나 사역을 잘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오히려 초창기 브라더 앤드류가 받았던 소명을 지금까지 사역현장에 잘 녹여내고 있기 때문이다. 모금을 맡고 있는 개발팀 멤버들은 어떻게 하면 현장 사역을 잘 전달해서 필요한 재정이 넉넉히 채워질 것인가에 민감하다. 때론 필요 이상으로 스토리를 과대 포장하는 유혹을 받기도 하고, 보다 극적으로 묘사해 감동을 자아내도록 해야겠다는 욕심에 빠질 수도 있다. 또는 모금하기 좋은 환경으로 모든 일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다. 우연찮게 지난해 이맘 때 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한동안 모든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우크라이나를 위한 모금 열풍이 불었다. 지금은 너도 나도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위한 비슷한 현상이 일고 있다. 이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지만 꼭 한번 생각해 보고 싶은 부분이 있다.
지난해 저는 본부로부터 이런 메일을 받았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후원에 대한 문의가 많습니다. 혹은 이미 받은 후원금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픈도어는 우크라이나에서 사역을 철수한 지 오래되었습니다. 물론 연락망도 여전히 있어 상황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기도하고 있지만 박해 받는 교회를 섬기는 우리의 가치와 다소 거리가 있어 아직 사역의 재개를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후원자들에게 이 사실을 명확히 전달하여 이 일로 모금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혹시 이미 받은 후원금이 있다면 이 사실을 잘 설명하여 되돌려 드리든지 혹은 다른 긴급한 곳에 사용하기를 원하는지 양해를 구하시기 바랍니다."
이 메일을 받고 한동안 깊은 생각에 잠겼다. 오픈도어 리더쉽은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모금하기에 이보다 좋은 기회가 많지 않을 텐데....그 보다 귀한 가치가 무엇일까? 그리고 오래지 않아 쉽게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것은 오픈도어의 두번째 핵심 가치때문입니다. "우리는 박해받는 교회를 섬긴다." 이 가치는 오픈도어와 다른 선교단체를 구별 짓는 핵심 요소 중 하나입니다. 모든 것을 할 수 있지만 스스로 제한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오직 박해 받는 교회를 우선적으로 섬기고, 바로 이 일을 위해서 부름을 받았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너무 행복합니다. 이런 곳에서 사역할 수 있다니 제겐 이 보다 큰 특권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이후엔 모금을 독려하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우리 파트너들은 지진의 영향을 받은 지역에서 희망의 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긴급한 구호와 장기적인 복구 사업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이 문구를 꼭 삽입 시켜 주세요." 그러면서 장기적 복구사업을 상기시키며 이 일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내린 지침이 왜 이렇게 다를까요? 이것이 바로 오픈도어 정신입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위한 기도와 우리의 마음이 함께 모아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