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5. 26]
다음은 멕시코 중부 지역(기독교 복음화율이 매우 낮고 치안이 지극히 불안정한 위험 지역)에서 사역하는 오픈도어선교회 소속 앙헬* 선교사님과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문서입니다.
Q: 멕시코 중부 지역에서 사역하는 기독교 선교사들의 실제 삶은 어떤가요?
A: 멕시코 중부의 삶은 미국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 북부 지역과는 전혀 다릅니다. 저는 평생의 대부분을 북부에서 보냈기에 이곳의 현실이 더욱 낯설게 다가왔습니다.
이곳은 범죄 조직의 감시가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새로운 사람이 마을에 들어오면, 이른바 ‘매(hawks)’라고 불리는 감시책들이 그 사람이 누구인지, 누구를 만나는지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합니다.
시간이 흘러 마을 사람들과 안면을 트고 나면 그나마 조금 안전하다고 느끼기도 하지만, 저희처럼 그리스도를 전파하러 온 사람들은 조직범죄단의 이권과 영향력에 정면으로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Q: 복음을 전하는 것이 왜 조직범죄단에게 위협이 되나요?
A: 복음은 마약 밀매, 폭력, 중독 등 범죄 조직이 기생하는 기반 자체를 뒤흔들기 때문입니다.
카르텔이 장악한 지역에서는 교회 예배마저 철저한 감시를 받습니다. 조직원들이 직접 예배에 참석해 목회자가 무슨 설교를 하는지 귀를 기울이기도 합니다. 그렇다 보니 마약이나 범죄 행위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회자들은 심각한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됩니다.
Q: 카르텔이 이 지역 사회를 얼마나 깊이 장악하고 있나요?
A: 카르텔은 주민들의 일상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으며, 심지어 치안을 담당해야 할 이들과도 유착되어 있습니다.
저희가 마을에 머물 때 알게 된 사실인데, 경찰이 누군가를 연행하면 그 사실을 범죄 조직에 슬쩍 흘립니다. 그러면 조직원들이 찾아와 협박이나 폭력으로 자신들만의 ‘사적 제재’를 가하곤 했습니다.
Q: ‘나르코 문화(마약 카르텔 문화)’가 아이들과 청소년들의 꿈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A: 사역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아이들, 청소년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그런데 많은 아이들이 장래 희망으로 ‘킬러(암살자)’가 되거나 조직범죄단에 들어가고 싶다고 말해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이것이 유일한 미래로 보였던 것입니다. 가족과 주변 이웃들의 삶에서 본 모습이 오직 그것뿐이었기 때문입니다.
Q: 이 지역에서 신앙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나요?
A: 그리스도를 전하는 대가는 상상 이상으로 가혹합니다. 협박과 끊임없는 감시는 기본이고, 허가나 기회를 박탈당하거나, 정든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고, 심한 경우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선교사들과 현지 성도들은 단지 신앙을 지킨다는 이유만으로 매일 불안과 압박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Q: 원주민 부족 사회의 배타성이 기독교를 거부하는 데 어떤 영향을 주나요?
A: 많은 지역 사회가 오랜 전통 신앙과 풍습에 깊이 젖어 있어서 기독교 선교사들을 반기지 않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려면 중독과 잘못된 행동을 끊어내야 할 뿐만 아니라, 지역 문화에 깊이 뿌리박힌 영적 풍습들을 버려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러한 변화를 거부하기에, 복음 메시지에 강하게 반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그리스도를 따르기로 결단한 이들이 겪는 사회적 소외감은 얼마나 심한가요?
A: 그 반응은 참혹할 정도입니다. 보통의 경우라면 가족 중 누군가가 중독을 끊고 새 삶을 살기 시작할 때 축하해 주겠지만, 멕시코 중부의 일부 지역에서는 정반대의 일이 일어납니다.
저희가 아는 한 여성 성도님은 마약을 끊고 예수님을 믿기로 결단했습니다. 그러자 그녀의 가족들은 “네가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 왜 예수 따위를 믿느냐”라며 폭언을 퍼부었습니다. 삶이 선하게 변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에게 당한 거부는 씻을 수 없는 큰 상처가 되었습니다.
Q: 부족 사회의 배타성과 조직범죄가 결탁해 선교사들을 대적하기도 하나요?
A: 실제로 한 선교사 가정이 영적으로 방황하며 심한 병을 앓던 여성을 정성껏 돌봐준 적이 있습니다. 그녀는 하나님께 관심을 보이는 듯했으나, 동시에 민간 신앙의 우상인 ‘산타 무에르테(거룩한 죽음의 신)’를 완강히 붙들고 있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기독교를 거부하고 선교사 가족을 적대시하기 시작했습니다. 갈수록 적대감은 심해졌고, 선교사 가정을 향한 협박과 영적인 저주까지 이어졌습니다.
선교사 가정이 떠나지 않고 버티자, 이번에는 지역 범죄 조직이 개입했습니다. 결국 그 가정은 “우리 공동체의 신앙과 맞지 않아 동네 분위기를 흐린다”라며 당장 떠나라는 협박 편지를 받고 쫓겨나듯 마을을 나와야 했습니다.
Q: 이렇게 위험한 환경에서 사역하려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가요?
A: 이곳에서의 사역은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이 필요합니다. 신학교에서 배운 전통적인 사역 방식은 내려놓고, 철저히 ‘관계 중심’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먼저 신뢰를 쌓고, 진정한 친구가 되어 오랜 시간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방식입니다.
그렇게 단단한 관계가 형성된 후에야 비로소 예수님의 복음을 온전히 전할 수 있습니다. 닫혀 있고 적대적인 분위기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하라”고 하신 말씀처럼, 선교사들에게는 고도의 지혜와 영적 분별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Q: 오픈도어선교회는 이 위험한 현장의 선교사들을 어떻게 지원하고 있나요?
A: 저희도 사역 방식을 바꾸기까지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첫해에는 신학교에서 배운 대로만 사역하려다 보니 아무런 열매를 맺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오픈도어선교회의 ‘폭풍 속에서 굳건히 서기(Standing Strong Through the Storm, SSTS)’ 박해 대비 훈련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훈련을 통해 박해와 두려움, 트라우마로 짓눌린 환경에서 어떻게 사역해야 하는지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복음을 받아들이려는 현지인들이 느끼는 실제적인 두려움이 무엇인지 비로소 이해하게 된 것입니다.
훈련 이후 사역 방식을 현지에 맞게 바꾸었고, 감사하게도 여러 가정이 믿음을 갖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모진 박해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신앙을 지켜내고 있습니다.
Q: 전 세계 교회와 성도들이 멕시코 중부의 선교사들을 위해 어떻게 기도해야 할까요?
A: 기도가 정말 절실합니다. 첫째, 이 위험천만한 땅에 기꺼이 헌신할 사역자들을 더 보내달라고 기도해 주세요. 둘째, 이미 현장에서 치열하게 사역 중인 선교사들과 현지 성도들의 영육 간의 안전을 지켜주시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곳 주민들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폭력과 가정 파탄, 중독과 범죄로 인해 영혼에 깊은 피멍이 든 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전 세계 교회가 함께 무릎 꿇어 주셔서, 소망을 잃은 이 땅에 하나님의 위로와 회복, 그리고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를 부탁드립니다.